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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블랙 아담 새로운 힘을 보여준 히어로

by 행복한뚜지 2022.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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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담

 

 

 

새로운 힘을 보여준 히어로

이번 영화의 주인공인 '테스 아담'은 정의와 불의 사이에서 딱 정하기가 모호한 히어로이다. 영화 중반부까지도 아담은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에서 볼 때 위험인물로서 제거해야 할 상대 인물로 그려진다. 아담은 수천 년 전 과거 가장 번성한 제국이었던 '칸다크'이자 현재는 국제 군사조직 '인터갱'의 독재로 자유를 잃어버린 나라에서 5천 년간 잠들어있다가 깨어났다. 현재의 칸다크는 어떠한 희망도 보이지 않기에 '블랙 아담' 같은 과거부터 전해져 오는 히어로의 등장만이 유일한 희망처럼 보인다. 다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칸다크의 희망이 바로 지금 깨어난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깨어난 '블랙 아담'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이전의 다른 히어로들과는 다르다. 정의에 불타오르는 히어로와는 조금 다르게 자신의 앞을 막아서거나 방해하는 사람을 죽이는 것에 눈 깜빡하지 않는다. 그 누구라도 거침없이 사살하고 모조리 쓸어버린다. 그래서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이런 아담을 제거하기 위해 '호크맨'을 중심으로 '닥터 페이트', '사이클론', '아톰 스매셔'와 같은 다른 히어로들을 모은다. 팀의 리더인 호크맨은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사살은 안된다며 정의를 사수한다. 하지만 영화를 계속 보다 보면 관객의 입장에서도 오히려 그렇게 반복해서 정의를 이야기하는 호크맨이 더 답답해 보이기도 한다. 오히려 조곤조곤 뼈 때리는 말을 날리며 자신의 소신대로 행동하는 블랙 아담이나 그런 그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아담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닥터 페이트가 더 실질적인 리더로 느껴진다. 사이클론이나 아톰 스매셔는 아담과 직접 싸움을 하면서 자신과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을 만큼 아담이 강력한 상대라는 것을 자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블랙 아담의 세 가지 정체성

블랙 아담의 정체성에 대해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려고 한다. 첫째는 아담이 칸다크에 자유를 가져올 구세주라는 것이다. 영화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 중에 하나인 '아드리아나'는 고고학자이자 현재 칸다크를 지배하고 있는 인터갱에 저항하는 인물이다. 영화에서는 그녀와 그의 아들 '아몬'과의 관계, 그리고 블랙 아담의 가족사로 칸다크의 메시아라는 정체성을 설명한다. 블랙 아담이 구세주일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는 국민 전체를 노예로 부리는 칸다크의 독특한 역사와 그런 정치적 상황에 있다. 두 번째 정체성은 아담이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는 규정할 수 없는 '안티 히어로'라는 것이다. 이 정체성은 영화에서 아담과 대립하여 시종일관 정의를 주장하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를 통해 두드러진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정체성은 아담이 초인적이 힘을 가진 슈퍼맨에 견주어 볼 수 있는 새로운 히어로라는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히어로들이 등장했지만 그 누구도 감히 슈퍼맨을 상대할 만큼 강하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영화 '블랙 아담'의 쿠키 영상에서도 분명하게 예고하듯이 영화 전반에서 강력한 빌런인 사박과의 싸움을 비롯해 다양한 적과의 전투 장면에서 아담의 능력은 감히 슈퍼맨만큼이나 강한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세 가지 모든 정체성은 영화 속 다른 캐릭터들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드러난다. 하지만 영화는 아담의 세 번째 정체성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가지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안티 히어로의 정체성 확립이 아쉽다

블랙 아담은 안티 히어로로서 선 또는 악으로 규정할 수 없는 인물이다.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와의 대립을 통해 이러한 정체성을 보여주려는 시도가 영화 전반적으로 계속되지만 왜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완전히 공감하기는 어려웠다.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의 팀 리더인 호크맨의 주장은 히어로의 능력에는 엄연히 한계가 있으며 어떠한 이유에도 살인은 용납할 수 없고 살인하지 않는 것이 최소한의 정의라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아담의 주장은 자신에게 강한 능력이 주어진 것은 이유가 있기에 그 힘을 온전히 활용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담은 필요하다면 살인 행위까지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의 주장에 명확히 대립이 있지만,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와 블랙 아담 사이의 대립이 그 자체가 갖는 무게감이나 상징성을 관객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이번 영화에서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처음 등장한 만큼 호크맨을 비롯한 네 명의 히어로들 간의 서사도 다룰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영화는 새로운 안티 히어로인 블랙 아담의 이야기를 다루기에도 벅찬 느낌이다. 그러니 이들의 대립 또한 필요한 만큼 비중과 분량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의 팀 리더인 호크맨보다 닥터 페이트의 존재감이 영화의 주인공인 블랙 아담 만큼이나 크게 느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의 문제이다. 닥터 페이트의 캐릭터는 영화에서 상황을 전환하거나 갈등 구도에 무게감을 더하는 역할로 크게 사용된다. 그의 능력과 품격은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와 블랙 아담 사이의 정의관의 차이를 잠시나마 내려두고 영화 후반부에 아담을 각성시켜 소환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한다. 게다가 쿠키 영상에서 보여준 아담과 슈퍼맨과의 대결을 암시하는 장면은 그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두 히어로의 대결을 암시하는 듯하다. 선악의 대결보다는 그저 힘 겨루기 같은 표면적인 의미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여러 이유들로 블랙 아담이 안티 히어로보다는 그저 강력한 초인이라는 이미지에 갇히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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