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소년의 좌충우돌 성장이야기
완득이(유아인)의 아버지는 굽은 등과 작은 키로 카바레에서 춤을 춘다. 세월이 흘러 카바레는 망했고 완득이는 자신의 수치심을 은근히 자극하는 동주(김윤석)가 싫기만 하다. 어느 날 밤 완득이가 편히 잠들 새도 없이 불청객 동주가 찾아온다. 이번엔 어머니의 자세한 소식을 전해준다. 그러나 완득이는 일면식도 없는 어머니가 굳이 보고 싶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동주의 심부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어머니(이자스민)가 집 앞에서 완득이를 기다리고 있다. 매일 라면만 먹는 완득이가 걱정된 어머니는 미안한 마음을 편지로 남긴 채 떠난다. 한편 교회로 돌아온 완득이는 킥복싱에 대해 알게 된다. 완득이는 핫산의 소개로 링 위에 올라선다. 그날 이후 완득이는 킥복싱을 정식으로 배워보기로 한다. 처음으로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찾은 것 같다. 완득이에게도 새로운 날들이 시작된다. 완득이의 정식 스파링 날, 쓰러지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완득이에게도 쉽지만은 않은 상대를 만났다. 그렇게 결국 완득이는 완전히 쓰러져 패했지만 즐겁기만 하다. 그리고 이제는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이웃들과도 함께 어울려 지내는데 더 이상 거부감이 없다. 동주의 새로운 사업의 시작으로 교회는 이제 서로의 재능을 공유하는 문화센터가 되었다. 그러면서 완득이가 살던 동네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다. 그리고 완득이네 가족은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된다. 이 세상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주목해야 할 완득이와 그가 사는 작은 세상의 희망찬 날갯짓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이한 감독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다
이한 감독은 완득이를 연출하기 이전에는 멜로 영화를 주로 연출했다. 그는 2002년 멜로 영화 '연애소설'로 데뷔했다. 그는 우리 삶의 소소한 삶의 단면을 따뜻하게 조명해 왔다. 동시에 삶을 돌아보게 하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감독이기도 하다. 그런 이한 감독이 소설 '완득이'를 읽고 단번에 그 매력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소설 '완득이'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그리지만 사회 문제를 비판하기보다 걱정하는 소설이다. 이는 원작자 김려령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이한 감독은 그런 소설 '완득이'가 가진 온기에 끌렸을 것이다. 그가 만든 영화들에는 일관적 특징이 있는데, 소수자를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이 담겨있다. 영화에서 주인공 완득이는 가난하며, 그의 아버지는 장애인이고 그의 어머니는 필리핀 사람이다. 나는 완득이의 삶이 가슴이 아프고 그렇지만 그렇다고 마음을 후벼 팔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불행 속에서도 따뜻함을 찾는 영화 '완득이'는 이한 감독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전 세대의 공감을 유발하는 완득이
소설 '완득이'는 청소년문학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영화 '완득이'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전 연령의 공감을 얻었다. 소설 '완득이'의 매력은 간결하고 유쾌한 문체와 누구나 공감하는 소재로 전 세대의 공감을 유발한다. 영화 '완득이'가 전 연령층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도 모두가 공감하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풍자했기 때문이다. 착취당하는 이주 노동자의 삶, 국제결혼의 허상, 가족 간의 갈등 등 소외계층의 진솔한 이야기로 전하면서 뭉클한 감동을 선물한다. 영화 '완득이'가 나에게 매력 있게 다가온 장면 중 하나는 핫산이 완득이를 부르는 장면이다. 핫산이 완득이에게 형제님이 아닌 자매님이라고 반복해서 부르는데, 잘못된 호칭을 틀렸다고 지적하지 않고 이주 노동자인 핫산의 실수를 교정하지 않는 완득이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소수자를 있는 그대로 포용하는 완득이의 태도가 잘 나타난 장면이었다. 동시에 영화의 전체적인 메시지도 나와 다른 사람들도 우리가 받아들이자는 메시지로 다가왔다.
흥행의 주인공 유아인 배우
소설 '완득이'는 70만 독자를, 영화 '완득이'는 500만 관객들 사로잡으며 소설과 영화 둘 다 흥행에 성공했다. '완득이'의 흥행 이유는 캐릭터의 힘에서 찾아볼 수 있다. 거친 반항아 완득이와 막말 멘토 동주는 현실에 있을 듯한 생생한 캐릭터였다. 완득이의 주변 인물 또한 관객의 몰입감을 극대화한 리얼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원작의 영화화에서 소설 속 캐릭터를 구현해내는 사람은 배우이다. 소설 속 조폭 선생 동주라는 캐릭터를 김윤석 배우는 완벽 재현했다. 동시에 상처 많은 소년을 연기한 유아인 배우의 연기 또한 활자에 생명을 불어넣은 명품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에서 주인공 완득이는 복잡한 가정사 한가운데서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이다. 유아인 배우는 '완득이' 그 자체가 되어 극의 중심을 잡고 극을 끌고 갔다. 특히 영화 '완득이' 속 유아인 배우의 연기가 돋보인 명장면은 고등부 랭킹 3위 선수와의 스파링 장면이다. 승부를 초월한 완득이의 해맑은 웃음을 연기하는 유아인 배우의 연기를 보고 이 배우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가 기대되었다. 실제로 유아인 배우는 그 후 '사도'와 '베테랑'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이제는 충무로의 중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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