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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장르만 로맨스 로맨스 빼고 다 있는 영화

by 행복한뚜지 2022.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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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만 로맨스 포스터

 

로맨스 빼고 다 있는 영화

김현은 스테디셀러를 냈던 천재 작가였지만, 7년이 지나버린 지금 과거의 영광이라는 부담감 앞에 이후 단 한 작품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길에서 독자가 알아봐도 본인이 모른 척할 만큼 자존감도 바닥을 기어 다닌다. 오래된 친구를 만나도 책 이야기, 심지어 이혼한 전 와이프조차도 책의 안부를 먼저 묻는다. 두 번째 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기러기 생활 중인 눈물 나는 아저씨이다. 이혼한 전 와이프에게 오지랖을 부리며 재혼을 권하던 김현은 훌륭한 자기 관리를 해온 전 와이프와 그만 육체적인 관계를 시작하게 되는데 다행히도 금방 이성을 되찾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하필 그와 동시에 두 사람의 아들이 방문을 열고 들어와 둘이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김현은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과 이유로 이혼 후 처음으로 아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바람피울 사람이 없어서 엄마와 바람피우냐며 그럴 거면 이혼은 왜 했냐는 아들의 팩트 폭격에 나름 생각해서 아들을 구슬려보지만, 아들이 처한 상황에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말을 던지며 결국 아들에게마저 쫓겨난다. 김현은 꿀꿀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친구네 집을 찾지만, 또다시 지옥의 책의 안부를 묻는 질문이 시작된다. 심지어 초면인 데다가 새파랗게 젊은 청년의 훈수였다. 게다가 김현이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정확한 일침을 놓는다. 결국 친구네 집에서도 오래 있지 못하고 금방 다시 길을 나서는데, 젊은 청년이 갑자기 지하철역까지 모셔다 준다며 함께 동행한다. 안식년을 끝내고 교수직에 복귀한 김현 앞에 어제 만난 그 어린 청년이 학생으로 강의실에 앉아 있었다. 게다가 자신의 안식년에 맞춰 휴학까지 했다가 이번에 복학했다는 수상한 청년이다. 슬슬 청년의 의도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김현의 집까지 찾아온 청년 유진은 김현에게 사적인 질문까지 하며 도를 넘는 듯하다가 결국 술을 먹고 주사를 부리며 김현의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되는데, 다음날 아침 드디어 유진이 김현을 찾아온 진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며칠 뒤, 자신의 글을 읽어봤냐는 유진의 질문에 김현은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한다. 출판사 친구 순모가 작품 독촉을 위해 김현의 집에 들렀다가 유진이 놓고 간 단편을 발견하고 몰래 들고 가서 읽어본다. 곧 순모에게서 글이 너무 좋다는 연락을 받은 김현도 이제야 유진의 글을 읽어보는데, 막상 읽어보니 너무 잘 쓴 글이라 충격을 받는다. 결국 김현은 장고 끝에 무려 7년 끝에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한다. 한편 김현의 전 부인과 아들은 지극히 평범한 대화를 나누며 출근과 등교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아들은 엄마가 지방 출장을 가는 기간 동안 학교를 통째로 땡땡이치려는 계획을 실행한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것은 엄마 미애가 출장을 순모와 같이 간다는 것인데, 사실 김현의 전처인 미애와 김현의 30년 지기 친구인 순모가 비밀 연애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며칠 뒤, 순모와 미애는 접촉사고가 나고 결국 미애는 예정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온다. 엄마 몰래 학교를 안 갔던 아들의 계획 또한 전부 들통나고, 이런 아들의 참 교육을 위해 미애는 전 남편인 김현에게 연락을 한다. 그렇게 급조된 가족회의를 하고 있는데, 미애의 집으로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인 바로 김현의 현 아내와 미애의 비밀 연애 상대인 순모까지 모두 모이게 된다. 그렇게 사자대면이 시작되고 모든 걸 알고 있는 아들의 폭탄 발언에 엄마의 은밀한 사생활이 드러나면서 상황은 엉망이 된다. 달달한 로맨스만 하고 싶은데 현실은 비밀이 가득한 반전 스릴러에, 피할 틈 없이 몰아치는 일상 재난 블록버스터, 게다가 몸 사릴 틈 없는 찰진 액션 장르물이다. 로맨스 빼고 다 있는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여기까지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유쾌한 영화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현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는 사생활을 담은 영화이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유쾌한 영화라고 생각이 된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김현을 연기한 류승룡 배우였는데, 영화 '극한 직업' 이후 코믹 연기가 정말 절정에 다다른 것 같았다. 그냥 일상적인 장면이나 대사들도 그 특유의 아우라로 웃기게 만드는 데 아주 도가 튼 것 같다고 느껴졌다. 특히 영화 자체가 캐릭터들의 말의 재미로 이루어지는 코믹 영화라서 아주 적절한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장르만 로맨스'라는 제목대로 로맨스처럼 달콤한 인생을 꿈꾸지만 좌절과 갈등, 분노뿐인 리얼 버라이어티로 흘러가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김현 주위에서 펼쳐지는 김현 부부, 친구, 이웃, 사제지간 같은 다양한 인물들의 관계와 그 속에서 성장해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진 뜻밖의 인물, 20년 차 배우이기도 한 베테랑 배우 조은지의 장편 영화감독 데뷔작이다. 배우 경험을 살린 섬세한 연출력을 선보이는 건 물론, 예측불허의 전개로 극에 신선함까지 더한다. 극의 서사보다는 각 캐릭터들의 티키타카와 그로 인해 벌어지는 코믹한 사건들에 집중한 영화로, 오랜만에 전 연령대가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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